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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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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there, it’s me, curfew


by Haemin Lee 

    A year after the onset of the Covid pandemic in Europe in March 2020, the Netherlands is continuing her fight against the virus. A lockdown, which had been planned for three weeks in mid-December to reduce daily infection rates, continues even in March 2021. Despite such drastic and arguably extreme measures, the number of confirmed cases remains largely unchanged. As a result, the Dutch government had introduced a curfew, a systematic regulation that had been long abolished in many European countries after the second world war. It also existed in the 1980s in South Korea, but I only have come across it in the media. As this regulation revives in the Netherlands, it has brought me new experiences alongside.

    The curfew I saw in Korean TV dramas and movies was a scene of people being crammed into a crowded bus in response to the siren announcing the time to be at home. People rushed home desperately, even by paying more for the taxi and by sharing rides. The curfew back in these days was an absolute protocol that could not be taken both lightly and/or be breached. With the birth of the new virus in 2020, we live in a world with formidable restrictions even after 39 years; the curfew has disappeared in Korea. However, during that 39 years, society’s interest has changed, and the concept of freedom has become an irreplaceable aspect of life. For many societies, freedom has a higher value than anything else. That's why I was able to sympathize with the people who came to protest and show their complaints after the first lock-down announcement. It was a regulation that could not be accepted by many and forced some into the corner of survival.

    Despite the strict lock-down measure, the number of confirmed cases increased further due to infections at parties and acquaintances' gatherings at the year’s end in 2020. As a result, the government has introduced the curfew system1), an even stricter measure than the lock-down. Those who kept the guidelines are now suffering under an even stronger degree of control because those who didn’t follow the rules. It’s a very ironic situation, as I believe that my freedom is protected only after the majority's freedom is protected. My perception of those who had placed their freedom above the freedom of others was strongly connotated with selfishness.

    Born-to-be an active person at night, the curfew brought me great frustration that it took away the freedom of enjoying night breezes from an evening stroll or enjoying late-night ice cream bought from local Dutch convenience stores, a.k.a night shops. However, soon enough, my daily rhythm has been adapted to the new situation, and I have become more active in the morning and planned my groceries ahead of time. Especially these days, with alternative solutions through the internet, such as online classes, meetings, shopping, and grocery deliveries, I increasingly feel more confident in saying that I'm living a good era. As the initial feeling of frustration transformed into a feeling of comfort and confidence in living in a good era, I began to realize my inner homebody—a new finding arising from the revival of a curfew.



[March, 2021]


1) The Dutch curfew to date restricts being present outside between 21:00-04:30. A tighter restriction considering the past curfew in South Korea had restrictions between 00:0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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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통금은 처음이지?


by 이해민
   
    2020년 3월, 처음 판데믹이 선포된 후 1년이 지난 지금 네덜란드는 여전히 코로나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12월 중순, 3주로 계획됐던 락다운은 연장에 연장을 거쳐 3월 말이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확진자 수가 줄지 않자 결국에는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존재했다 사라진, 전설로만 존재했던 80년대 한국 ‘통행 금지’라는 제도까지 부활했다. 네덜란드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생긴 것이다. 과거의 제도가 부활을 하게 되면서 미디어 속에서만 접할 수 있던 통행 금지를 직접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기억하는 한국 TV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접했던 통금은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사이렌의 굉음 소리에 맞추어 사람들로 가득 찬 만차 버스에 몸을 구겨 넣는가 하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택시 합승을 해서 집에 가기 위해서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 시절의 통금은 어느 누구도 가볍게 여기거나 어겨서는 안 될 반드시 지켜야 하는 모두의 규약이었다. 1982년 한국에서 통행 금지가 사라지고 39년이 지난 지금 2021년, 새로운 바이러스의 탄생으로 다시 우리는 많은 제약이 불가피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과거와는 많은 것들이 변하였고 사람들의 이해관계 역시 달라졌다. 약 4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에게 자유는 너무 중요한 가치가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처음 락다운이 시행된 후 불만의 표출로 시위하러 나온 사람들의 모습에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을 할 수 없었고 누군가는 생계를 이어나가기 힘든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많은 사람의 불만을 뒤로 한채 강력한 수단을 썼음에도 연말 시기, 파티와 지인들을 통한 감염으로 인해 확진자의 수는 더욱 증가하였다. 그 결과 통행금지1)라는 더 강력한 제한이 생겨 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지인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멀리했던 사람들은 규칙과 규율을 무시했던 사람들에 의해 통금이라는 더 심한 구속을 당해야만 했다. 이 상황이 참 아이러니했다. 다수의 자유가 지켜질 때 곧 나의 자유도 지켜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들이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추어졌기 때문이다.


    본투비 야행성 체질인 나로서는 밤공기를 마시며 집 앞을 산책을 하거나 네덜란드의 편의점인 나이트샵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소소한 낙을 즐기지 못하게 되어서 처음에는 통금을 겪으면서 답답했다. 하지만 이내 곧 이것도 익숙해지면서 미리미리 필요한 것들을 사놓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고 아침 생활을 더 즐기는 부지런쟁이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특히 요즘은 모든 수업과 미팅들이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고 온라인 쇼핑, 심지어 장 보는 것과 음식 배달 서비스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돼서 오히려 내가 좋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체감 하는 중이다. 이 생활이 답답하기보다는 즐기는 수준으로 도달할 때쯤 깨달은 나의 놀라운 집순이 레벨.. 통금이 알려준 새로운 발견이다.




[2021, 3월]


1) 네덜란드의 통행금지는 밤 9시부터 새벽 4시 30분 까지 외부 출입이 제한되었다. 과거 한국의 통금시간이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였던걸 생각해보면 조금 더 이른 시간부터 보행통제가 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