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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꽃 탄생설화 (2021)


박찬별
    그래픽 노블 <시계 꽃 탄생설화>는 작가의 또 다른 작업 ‘Garden of Shadow’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시나리오로, 시간과 빛이라는 형이상학적 개념을 ‘그림자’라는 가시적인 소재를 이용하여 연구하였다.


    그림자는 빛과 사물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생겨난다. 빛은 비물질적 물질로서 다른 모든 물질을 드러나게 하며 빛이 있는 곳에서는 코끼리부터 분자에 이르기까지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가 그림자를 가진다. 즉, 빛이 있다는 것이 자명한 우주에서, 그림자는 존재의 증거가 된다. 다소 복잡한 이야기를 더 간단하게 전달하기 위해, 작가는 그래픽 시나리오를 창작했다. 총 세 권으로 구성된 시나리오는 기본적으로 ‘빛, 사물, 그림자’ 이 세 가지 요소가 가지는 관계성을 통해 전개되며 각 시나리오로부터 페인팅과 오브젝트가 각각 파생되었다. 위에 소개된 시계꽃 탄생 설화는 세 권의 시나리오 작업 중 첫 번째 이야기이다.


    시나리오 ‘시계 꽃 탄생설화'에는 해 시계를 사용하는 한마을이 등장한다. 하나의 빛이 하나의 그림자를 만들어낸다는 원리를 이용해 마을 사람들은 해 시계를 만들었고 그들은 그림자의 움직임을 ‘시간’이라고 여기며 그것을 따랐다. 실체가 없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은 실재하는 그림자 위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고착시켰다. 실제로, 노먼(gnomon:해 시계의 바늘)이 만들어내는 그림자가 진화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시곗바늘이 되었다.


    인간은 그림자를 통해서야 비로소 실체가 없던 어떠한 존재를 인지 할 수 있었고, 그 그림자의 끝에 숫자를 매기고 그것을 시간이라 부르며 스스로 그 개념 안에 종속되었다. 이처럼, 그림자는 다양한 개념, 그리고 인간이 대상과 형성하는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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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hanbyul Park︎︎︎
    Designer from South Korea based in Eindhoven, the Netherlands. After completing her Bachelor's studies in Industrial Design at Ewha Womans University in Seoul, she majored in Contextual Design at Design Academy Eindhoven, where she obtained her Master's degree.
    As an artist-designer, Park is interested in recording her perspective on the order of nature on two- or three-dimensional objects. Cubism and Impressionism are examples of how painters portrayed the world from their perspectives on drawings. In writing, such a portrayal is achieved through various types of literature, such as poems and novels. By researching these different ways of documenting the world, Park has established her unique way of recording how she interprets the world in her works. These works include paintings, objects, and visual novels.
박찬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기반을 둔 한국 출신 디자이너이자 예술가. 2017년 이화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과정을 마친 뒤, 2021년 디자인아카데미 아인트호벤에서 Contextual Design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예술가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작가 박찬별은 주로 세상을 2차원 또는 3차원 물체에 기록하는 데 관심이 있다. 세상은 3차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삶에서 기록을 행하는 도구들은 대부분 2차원의 형식을 띠고 있다. 작가 박찬별은 자신이 속해있는 3차원의 세상을 2차원에 기록하는 방법과 그것을 다시 3차원의 형태로 치환하는 작업을 연구한다. 화가들은 입체파, 인상주의와 같은 화풍으로 자신들의 세상을 그림에 묘사해왔고 작가들은 시, 소설, 수필과 같은 형식을 이용해 그들의 세상을 기록한다. 작가 박찬별은 그들이 사용했던 기록의 방법을 재탐구하는데 흥미가 있으며, 더 나아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기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