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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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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certainty 


장솔


    오랜 해외 생활로 도시와 국가를 자주 옮겨 다니다 보니 나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데 어색함을 느낀 지 오래다. 그렇다고 내 두 번째 언어인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나는 한국어와 영어를 자주 섞어서 쓰고 문법을 정확하게 지키는 편도 아니다.

    성인이 된 이후, 내 꿈인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네덜란드와 미국에서 오랜 유학 생활을 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유학하는 동안 Jazz Vocabularies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들었다. 신기하게도 점점 더 재즈라는 이 장르에 빠져들수록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데에는 언어가 꼭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물론 다른 장르의 음악도 그러하겠지만 특히 재즈는 마법 같은 음악이어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같이 연주하는 동료 연주자와 관객, 그리고 나 사이에 유대감을 갖게 해준다.

    2020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겪으며 나는 불완전함에 대해 더 많이 고찰하게 되었다. 내 인생도, 나의 언어 능력도 완전하지 않고 늘 불안정하거나 확신이 부족했다. 하지만 내가 정말 모든 것에 확신이 있고 완벽하게 언어를 사용한다 한들 나 또한 완전하다 할 수 있을까?

    불완전함 속에 존재하는 실수에서 드러나는 인간미, 그리고 그러한 것에서 오는 유머와 재치. 이것이 지금 내가 연주하는, 또 앞으로도 연주하고 싶은 재즈라는 음악이다. 재즈 연주자로서도 나는 완전하지 않다. 하지만 불완전한 혼돈 속에도 유대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할 것 같다.  



Writer

장솔︎
    재즈피아니스트 장솔은 서울, 필라델피아를 거쳐 재즈를 공부하기 위해 2017년에 네덜란드로 왔다. 2019년에 석사 과정을 마친 후 현재 네덜란드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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