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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


︎
Lessons without lectures

English  Korean  
국적과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배움의 과정은 있다. 학생이야말로, 배움을 통해 가장 뜨거운 가슴과 열린 귀를 갖는 사람이 아닐까. 누구보다 열린 시각으로 새로운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 바로 국제 학생의 생활일 것이다. 수많은 전공과 학교 중 한국 예술 종합대학교의 영화 연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Marta씨와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에서 인터렉션 디자인 석사과정 중에 있는 정지윤 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고국에서의 학교 수업 방식과 다른 점, 혹은 외국인 학생으로서의 어려운 점 등을 통해  독자들도 각자의 학생 시절을 돌아보게 되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기를 바란다.

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 Marta 
︎︎︎ 제 이름은 Marta Irene Giotti입니다. 나이는 28살이고 플로렌스에서 왔어요. 현재 한국에 5년간 살고 있고, 처음엔 한국어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그 후에 한국 예술 종합대학교의 영화 연출 석사과정에 합격해서 다니고 있어요. 현재 이태원 근방에서 한국인 언니와 브라질 남동생, 그리고 고양이 세끼와 함께 살고 있어요.

︎ 지윤
︎︎︎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온 26살 정지윤입니다. 현재 델프트 공과대학에서 인터렉션 디자인 석사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델프트에 온 지는 1년 반이 되었네요. 현재 국제학생 기숙사에서 네 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을 하며 고양이를 키우는 날을 꿈꾸며 지내고 있습니다.


Photo by Ji-Youn


2. 현재 살고 있는 나라에는 어떤 계기로 오게 되셨나요? 그 나라로 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Marta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국은 비교적 작은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독립영화 및 상업영화 시장이 꽤 크고 활발한 점에 흥미가 생겼어요. 당시엔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가 지금처럼 전세계적 흥행을 할 때는 아니었지만 곧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한국이란 나라에서 좋은 전망을 느꼈고, 그래서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예술, 영화, 음악 등이 끊임없이 번성하는 나라에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서 기뻐요. 


︎ 지윤
︎︎︎ 네덜란드의 물, 공기, 워라밸 그리고 교육이 네덜란드에 오기로 결정하게 된 이유들 인 것 같아요. 늘 한국을 떠나 다른 환경에 들어가 적응 해 보고 싶었어요. 여전히 연락하고 지내는 서울에서 알게 된 네덜란드 친구가 네덜란드로 초대해 줘서 처음 오게되었는데, 그 때 부터 저는 네덜란드의 열린 문화와 수돗물의 맛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 같아요.


3. 언제까지 그 나라에 머무를 계획인가요?

︎ Marta
︎︎︎얼마나 오래 한국에 살지 혹은 언제 한국을 떠날지와 같은 계획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전반적으로 한국은 꽤 살기 좋은 나라이기에 여기에 오래 머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어디서’ 하느냐보다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직업이 되었든, 프로젝트가 되었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든간에 한국이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 할 수 있는 흥미로운 것들을 찾는다면 주저없이 떠날 생각도 있어요.

︎ Ji-Youn
︎︎︎ 저는 제가 원하는 한은 네덜란드에 머물 계획이에요. 어쩌면 다른 나라에서 박사과정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네덜란드에 계속 살아가는 저 스스로를 상상 할 수 있어요. 전 여전히 제 삶을 계획 중이라 아마 내년엔 또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한국에 돌아갈 계획은 없습니다.


4. 그 나라의 가장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꼽아 본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 Marta
︎︎︎ 저는 한국인을 통해 공동체의 중요성과, 겸손함, 상대방에 대한 존중, 그리고 나 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그 외에도 서울은 모든게 빠르고 효율적이라서 언제든 원하는 때에,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곳이에요. 많은 한국인들이 겪는 사회적 부담감과 상대의 판단에 대한 두려움은 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이라 제가 싫어하는 점 입니다. 한국인들이 조금 더 자유롭고 거침없이, 가끔은 반항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기만 한다면 엄청난 결과가 나오거든요.

︎ 지윤
︎︎︎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점은 많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저와 영어로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에요. 특히 다른 관점이나 다른 문화, 다양한 의견에 대해 매우 열린 사고를 가진 것 같아요. 재활용이나 쓰레기 버리는 문제는 좀 불편해서 그 점은 좀 싫어하는 편입니다.


5. 본인의 나라와 비교했을 때, 대학의 분위기나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다른 점이 있나요?  

︎ Marta
︎︎︎한국의 대학 시스템은 가끔 고등학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석이 필수인 수업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이탈리아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고 좀 더 성인으로서 개인의 선택에 맞기는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매주 과제가 있고, 자주 발표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그에 비해 강의를 듣거나 시험만 보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이건 제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대학생이라면 좀 더 선택에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윤
︎︎︎ 저의 경우는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데, 네덜란드에서는 교수님이 지도자나 선생님보다는 동료에 가깝게 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더 학생이 자유롭게 탐색하고 원하는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 볼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반면 한국에서는 교수님들이 권위적인 편이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비판적인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Photo by Ji-Youn


6. 그 나라의 학생들의 모습에서 본인의 나라의 학생들과 다른 모습을 느낀 적이 있나요?

︎ Marta
︎︎︎ 한국의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손을 들고 먼저 나서는 사람을 본 적이 많이 없거든요. 물론 각자의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 이탈리아 학생들보다 보여지는 형식에 많이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가끔 발표 자료를 보면 거의 시각 디자이너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 지윤
︎︎︎ 전 아직도 같은 조원이 마감 직전인데도 주말이라 작업을 못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아요. 주말이라 작업을 안 한다니,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었죠. 지금은 각자가 개인 생활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이 곳의 학생들은 본인의 학업이나 전공 외에도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하는 걸 즐기는 것 같아요.


Photo by Ji-Youn


7. 졸업 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 Marta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너무 먼 계획에 스트레스받기 보다는 가까운 목표에 집중하기로 했거든요. 게다가 팬데믹을 겪으며 완벽한 계획도 한순간에 무산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구요. 지금으로선 여기서 직업을 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정말 그렇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 지윤
︎︎︎ 만약 제가 관심을 갖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찾을 수만 있다면 이 곳에서 직업을 구하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네덜란드라면 가능 할 것도 같아요.


Photo by Ji-Youn


8. 
만약 고국의 친구가 네덜란드나 한국으로 와서 살겠다고 한다면 추천하는 편인가요?

︎ Marta
︎︎︎ 당연하죠. 하지만 여기서 좀 더 편히 살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해야하는데 그건 쉬운일은 아니에요.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이라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한국어를 배운다는 건 도전에 가깝죠. 저의 경우에는 거의 1년간 4시간 수업을 듣고 매일 집에서 혼자 공부를 했는데 시간도 많이 들고 어려웠어요. 하지만 기본만 배워도 충분히 독립적으로 지낼 수 있어요.

︎ 지윤
︎︎︎전 이미 친구들에게 네덜란드로 오는 것을 추천하고 있어요! 워라벨을 중시하고 과감한 시도를 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네덜란드는 매우 현명한 선택이죠. 외국인을 환영하는 분위기이기도 하구요.